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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글밥 이야기

비처럼 음악처럼 7

by happytext 202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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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음악처럼 7
 

훈련소의 날은 정말 안가면서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훈련이 주차를 지날수록 거칠고 힘든 체력을 요구하는 훈련으로 변해 갔다. 난생 처음으로 화생방을 체험했다. 정말 말로만 듣던 화생방 
순간 죽여달라고 외치는 나와 옆에 동기들, 매케한 그 냄새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내 몸의 구멍이 다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유일한 곳이었다. 
훈련소의 마지막 주차에 들어섰다. 행군을 한다. 완전 군장을 꾸려서 60킬로 행군을 했다.
발바닥에 심한 물집이 잡혔다.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 않는 길을 아무 생각없이 앞에 걸어가는 동기를 보고 따라 걸었다. 훈련소로 돌아오는 길에 군악대가  연주하는 군가는 힘을 더해 주었다. 무거웠던 발걸음에 힘이 더해주었다.  왜, 군가가 군인들에게 힘을 주는지 그때야 알게 되었다.
 
훈련소의 지옥같은 한달이 지나갔다. 드디어 퇴소식 날이 되었다.
그동안 나를 고문관으로 지목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게 했던 조교들과 동기들과 헤어지게 되었다. 
"사단장님께 경례" 워낙 사단안이 작은 지라 군생활에서 보기 힘들다는 사단장이 나와서 행사를 했다.
간부들이 훈련병들에게 이병 계급장을 달아주기 시작했다.
"이병 ***"  행사가 마무리 될때쯤 보니 훈련병 부모님들이 뒤에 서있었다.
난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달 뿐이 되지 않았는데 바쁘신 부모님이 오셨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저기에서 많이 봤던 얼굴 , 그리운 얼굴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서 계셨다.
"충성 이병 최태균"  어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드리셨다.
방위병이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다가 월요일에 부대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부대 정문을 걸어서 부모님과 함께 나왔다. 버스안에서 난 어색한 군복을 입고 소심하게 밖을 쳐다 보았다.
부대를 지나 구파발 쪽으로 가까워지자 코를 뚫고 들어오는 냄새가 있었다 .
화장품 냄새였다. 수없이 많은 화장품 냄새를 맡으면서 지내왔는데 불과 한달만에 그 화장품 냄새가 너무나 색다르게 느껴졌다. 군대 짬밥의 위력이라고 할까?
이것이 "사회 구나"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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