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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글밥 이야기

비처럼 음악처럼 5

by happytext 2025.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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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음악처럼 5/ 최태균 글
 
 
"당분간 힘들겠지만 그얘한테 전화를 하지 않는게 좋겠다"
나의 이야기를 한참 내내 끄덕이며 듣던 직장 누나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난 직장에서 친누나처럼 따르는 누나가 있었다. 누나에게 그 얘 이야기를 했다.
"내가 볼때에는 사랑이 아닌거 같은데...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너가 그얘를 좋아한다면 놔주는것이 좋아보여 ..."
난 은선이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그냥 아는척 정도만 했다. 
하지만 내마음은 오히려 복잡해져 갔다. 그런 상황속에서 영장이 나온것이다.
드텨 ,기말 시험이 끝나는 날이되었다.
시험이 끝났다고 친구들이 함께 놀러가자고 했다. 하지만 난 만나야 할 단 한명의 사람이 있었다.
은선이였다. 난 그녀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오늘...혹시 시간 낼수 있어? 나 군대가... 가 "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와 함께 종로 2가로 갔다.
"오빠 나 술한잔 사주세요.."   " 응 나도 너하고 술한잔 하고 싶었어"
"오빠 나 사실 오빠 많이 좋아했어요. 그 오빠하고 헤어졌어요. 오빠 때문에 많이 다퉜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 오빠도 알죠? 우리반 맨뒤에 앉아 있던 영수... 영수와 사겨요"
머리를 무엇인가에 크게 얻어 맞은 기분이 들었다. 직장 누나의 말을 듣는게 아니었다.
'왜 나에게는 절묘하게 그녀를 잡을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는가? 그녀 생각에 이틀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왜 독하게 마음 먹었나?'
맥주 두잔 정도를 비우고 나서 그녀와 난 호프집을 나왔다. 한일은행 앞 긴 벤치에 앉았다. 
취기가 올라왔는지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그녀는 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였다. 그녀의 머리에서 그녀처럼 상큼한 샴푸 냄새가 났다. 난 말없이 그녀의 어깨위에 손을 얹혔다. 한참 동안 그러고 있었다.
" 저기 1000원만 주세요..."  갑자기 어떤 녀석이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그녀와 난 어색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오빠 군대가면 못보는 거에요?"  "응 당분간... 방위니깐 주말에는 볼수 있을지도 몰라..."
데려다 준다고 했지만 미안했는지 그녀는 혼자 가겠다고 했다. 
그녀가 탄 버스가 멀어져 갔다. 멀어져 가는 버스안에 그녀가 있었다. 희미해지는 버스안에  불빛처럼 그녀도 희미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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