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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글밥 이야기

비처럼 음악처럼 4

by happytext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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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음악처럼 4
 
수요일은 학교가 쉬었다.  미션스쿨이라 각자가 다니는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참석하라는 의미가 있었다.
난 직장에서는 똑같은 시간에 퇴근을 했다. 왜냐하면 그 시간에 퇴근하는 것으로 동료들과 윗분들에게 인식시켰기 때문이었다.   
중간 고사가 끝나고 난 어느 수요일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난 그녀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그녀 집에 그녀가 알려준 번호로 용기내어 전화를 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으면 어떻게 하지? 바로 전화를 끊어버릴까? 
어떤 목소리로 어떤 멘트로 그녀를 바꿔 달라고 해야하지? 신호가 갔다. 수화기 너머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은선이였다. 약속이 없으면 만나자고 했다. MT뒤에 그녀와 나는 서먹해져 있었다. 그것을 바꿔보고 싶었다. 그녀에게 다시금 용기를 내었다.
그녀는  성신여대 근처에서 보자고 했다. 난 서둘러서 직장에서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하철에서 내리자 마자 그녀가 알려준 약속장소 앞으로 갔다. 그녀가 나와 있었다.  그녀는 비가 잠시 그쳤다고 생각했는지  우산을 두고 나왔다. 
그래서 그녀와 우산을 같이 쓰게 되었다. 때마침 빗방울이 굵어졌기 때문에 난 그녀의 어깨에 손을 대고 우산을 높이 쳐 들었다.
처음으로 그녀의 몸에 손이 닿았다. 그녀가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마르지 않았다. 어깨가 둥그렇게 느껴졌다. 
사실 머리털  나고 여자 몸에 손을 대본것이 처음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남자만 셋인 삼형제 중에서 둘째 , 난 여자 형제가 없었기 때문에 항상 삭막한 느낌속에 살았다. 부드러운 여자의 어깨에  내손이 닿아 있었다.
그녀와 나는 큰 창문이 비스듬히 되어있는 유리가 있는카페로 들어갔다. 유리창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나 예뻤다. 빗방울이 떨어질때마다 물방울이 튀는 모습이 인상에 남았다.
창밖으로 우산을 쓰고 사라지는 연인들이 보였다. 빨간우산, 파란우산, 노란 우산, 검은 우산.... "셀부르의 우산"  영화속 한장면이 생각이 났다. 
난 그녀에게 어색해 하지 말고 전에 처럼 잘 지내자고 했다.  속에서는 원하지 않는 말인데 그녀를 이해한다고 말을 하였다. 잠시의 어색함은 그녀와 내가 시켜놓은 커피향에 덕에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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