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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음악처럼 6
머리를 깎으러 이발소에 갔다. 평상시에는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깎았었다.
짧게 잘린 머리를 보고 있으니 어색함이 밀려왔다. 내일은 입대일이라는 부담감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
드디어 입대일이 왔다. 입영 안내문을 따라 부대앞에서 기다렸다. 부모님이 따라 오신다고 했는데 혼자 가겠다고 우겨서 혼자갔다. 부대앞에는 나와 같은 짧게 잘린 머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초조함과 긴장감이 밀여왔다. 한시간 정도 흘렀을까? 빨간 모자를 쓴 군복입은 군인들이 나왔다.
그리고 입대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입대자들을 줄을 세웠다.
그리고 낯선 용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 똑바로 안해.. 군대에 놀러 왔어?"
그렇게 해서 군대라는 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내가 입대한 곳은 올림픽 부대라고 불리우는 72사단이였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다나까 로 말을 마무리해야 했다.
집에서 입고왔던 옷을 벗고 전투복을 지급 받았다. 집에서 입고 온 옷은 집으로 택배로 붙였다.
지급받은 전투복에 낯선 이름표가 붙었다. 훈련 번호표가 붙었다.
내이름이 아닌 몇번 훈련병으로 불리어졌다.
주어진 짧은 시간안에 모든 것을 해놔야 했다. 당시 난 긴장감 때문에 조교가 시킨 동작 그대로 하지 못했다. 분명히 저렇게 해야지 하는데 내 몸은 따로 놀았다.
난 조교들에게 금방 찍히고 말았다. 우려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다.
일명 "고문관"이 되어 버렸다. 직장에서 일 잘하기로, 똑똑하기로 소문이 나 있던 나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조교들에게 골치 거리인 고문관이 되어 있었다.
내 몸무게는 항상 48킬로 그램이였다. 밤 늦게 학교를 다니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한 이유도 있었다. 워낙 몸이 약하고 근력이 없었기 때문에 군대에서 요구하는 체력에는 한참 모자를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뛰어난 적응력을 주었다. 하루 하루가 거듭될수록 방전된 몸이지만 악으로 견뎌낼수가 있었다.
훈련소에서 3주째 지난 때였다. 체력이 바닥난 몸이 차가운 겨울비를 맞아서 였는지 말을 듣지 않았다.
걸어서 두고개를 넘어서 움직여서 돌아온 뒤에 몸에서 열이 났다. 조교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고 의무대를 갔다. 몇번 훈련병... 크게 외치는데 갑자기 의무병이 말을 걸어왔다. "너... 태균이 아니냐?"
" 네... " 그의 얼굴은 보고 많이 놀랐다. 고2때 같은 반이였던 친했던 범식 이었다.
같이 있었던 선임이 나가자 범식이가 말을 걸어왔다. "오랫만이다. 학교 졸업하고 몇년만이냐?"
정말 반가왔다. 범식이는 신교대 때에는 힘이 많이 든다고 힘내라고 말해주었다.
그날 밤에 범식이는 걱정이 되었는지 나를 보고 왔다가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나를 찾아와서는 소시지와 빵을 주고 갔다. 나는 범식이가 준 소시지와 빵을 화장실 변기위에서 먹었다. 푸세식 화장실 이여서 냄새가 심하게 올라 왔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입에 쳐 넣었다. 먹으면서 한참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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