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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음악처럼2,3

내 예상과 염려는 틀리지 않았다. 그녀를 향한 마음은 나만이 아니었다.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하나 둘씩 눈에 띄었다. 그녀의 귀여운 얼굴도 한 몫 했지만 결정적으로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친절했다. 누구든 말을 걸어오면 다정하게 받아주었다.
그녀의 다정 다감한 성격 때문에 많은 경쟁자가 있었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경쟁자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다. 그녀와 친해지기 위해서 난 학교에 일찍 가서 기다렸다. 그녀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하고 또한 지하철도 일부로 그녀와 같은 노선인 4호선을 타고 길음 역까지 갔다. 우리집이 서대문구 남가좌동이었는데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경쟁자들을 어느 정도 물리칠수가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한달도 채 안된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사귀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그녀의 반응은 난처한 거절이었다.
그녀에게는 이미 몇년동안 교제해온 남자 친구가 있었다. 교회 오빠였다.
나에게 그녀는 "오빠는 참 좋아요. 하지만 전 그 오빠를 떠날수가 없어요." 고 했다.
그런데 말끝에 "오빠 얘기를 오빠한테 했어요. 지금 솔직히 나의 맘을 잘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밤에 가는 학교라 수업이 끝나고 나면 집에 가기도 바빴다. 대학생활을 즐기기에는 생활 스케즐이 꽉 차 있었다. 야간에 학업을 하는 입장은 낮에 학업을 하는것과는 많이 달랐다. 항상 시간에 쫓기어서 생활을 해야 했다. 교수들은 경쟁이나 하듯이 수없이 많은 레포트를 학생들에게 내주었다.
책 한권을 읽고 써서 내는 숙제는 비교적 가벼운 숙제에 속할 정도였다. 낮에는 하루 종일 직장인으로서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일을 해야 했다. 직장 퇴근 시간은 6시였다.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입장이래서 눈치를 많이 보아야 했다.
정신없이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어느날 , 과 단합대회를 간다고 과대표가 공지를 했다.
장소는 춘천에 있는 남이섬 이었다. 정말로 과 단합대회를 가고 싶었다. 그 이유는 그녀와의 데이트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며칠전부터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토요일 늦게까지 일을 마무리해야 했다.
드디어 그렇게 해서 과 MT를 가게 되었다. 학교에서 버스로 출발하기 때문에 학교로 갔다.
수십명이 움직이는 지라 여러대의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난 그녀가 타고 있는 차를 먼저 찾았다.
그녀 옆에 앉아서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였다. 그런데 그녀옆에는 이미 다른 경쟁자가 앉아 있었다. 난 어쩔수 없이 그녀의 앞자리에 앉아야 했다. 차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차가 흔들리는 바람에 그녀의 얼굴 한쪽이 좌석에 가려져 있었다.
동기들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버스는 남이섬에 도착해 있었다.
처음 가본 남이섬, 배를 타고 들어가는 남이섬은 너무나 아름다왔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활짝 피어 있었다.
벚꽃잎은 봄바람을 타고 머리위로 떨어졌다. 레크레이션을 과대표가 부탁을 해서 진행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내가 진행하는 레크레이션이 마음에 들었는지 진행하는 동안 내내 나를 보고 활짝 웃어 주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자유 시간이 잠깐 주어졌다. 난 은선이를 불러냈다. 그녀와 잠깐 이라도 걷고 싶었다. 하늘위로 곧게 뻗어있는 나무사잇길을 그녀와 말없이 걸었다. 그리고 나서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나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그녀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냥 좋은 오빠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색한 미소를 난 지을수밖에 없었다. 다시 그녀와 걸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로 돌아와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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